게일이 조선의 정신문화를 발견하고 그 문화의 가치를 인식하게 되었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 문화를 존중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오랜 세월 감추어있던 한글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했다. 한글이야말로 누구에게나 “배우기 쉽고” 익히기에도 “간단한” 글인데 너무 쉽고 간단하므로 사용되지 않고 도리어 멸시당해 왔는데, “서기 1445년에 발명되어 조용히 먼지투성이를 (뒤집어쓰고) 자신의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신비한 섭리 가운데서” 선교를 위해 “준비된” 아주 훌륭한 언어라고 감탄하였다.
한글의 가치를 발견한 점은 내한 선교사들에게 하나의 획기적인 사건이었다고 본다. 토착 언어인 한글로 복음을 증언하며 그 문화 속으로 복음이 성육신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초창기의 조선 선교가 선교사 위주의 선교가 아니라 ‘선교 현장 중심으로’ 정착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고 본다. 이것은 선교학 분야에서 흔히 논의되는바, 복음이 토착 문화 속으로 성육신(Inkulturation)하여서 그 문화 속에서 그 복음이 새로운 형체(Gestalt)를 갖게 되는 것을 뜻한다